나이가 들면 살이 찌는 건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노년기 체중증가는 단순한 ‘나잇살’과 다릅니다. 고령에서의 체중 변화는 근육 손실, 만성질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노년기에 왜 체중이 늘어날까?
노화가 진행되면 몸의 구성 성분이 바뀝니다. 노인의 경우 체지방이 복부·근육내·간내 지방으로 재분포되는 경향이 있으며, 근육량 감소가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대략 40대 이후부터 근육량 감소가 시작되어 70대까지 매 10년마다 8% 감소하고, 이후로는 매 10년마다 15%까지 줄어듭니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떨어집니다. 노인이 되면서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 섭취하는 음식이 그대로라도 체중이 증가하는 이른바 ‘나잇살’이 생깁니다. 결국 먹는 양을 줄이지 않는 한 체중은 서서히 늘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노년기 체중증가가 위험한 이유 근감소성 비만
노년기 비만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지방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노년기에는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근감소증이 흔해지는데, 이 상태에서 비만이 동반되면 ‘근감소성 비만(sarcopenic obesity)’이라는 위험한 조합이 만들어지며, 이는 체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는 ‘노쇠’를 유발하고 여러 만성질환이 동시에 생기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근감소성 비만은 비만만 있는 경우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골밀도 저하,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날씬해 보여도 근육 없이 지방만 남은 이른바 ‘마른 비만’ 상태가 고령층에서 적지 않습니다.
노년기 체중증가 복부비만과 만성질환 위험
노년기에는 체중 전체가 늘지 않아도 지방이 복부에 집중됩니다. 질병관리청의 2023 국민건강통계 자료에 의하면 70세 이상 여성의 복부 비만 유병률은 57.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노년기에 흔한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과 근감소를 동반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고,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 및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암, 근골격계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입니다.
반대로, 노년기 체중 감소도 위험 신호다
반대로 체중이 갑자기 줄어드는 것도 위험합니다. 1년 동안 별다른 원인 없이 체중 감소가 5%를 초과하면 반드시 원인 검사를 해야 하며, 본인 몸무게의 10%가량 빠지면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정상 체중인 노인의 BMI가 1년간 1%씩 감소할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3.3%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노인에서 체중이 줄면 사망 혹은 장애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즉, 노년기 체중증가와 감소 모두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올바른 노년기 체중 관리법
노인의 체중 관리는 젊은 사람과 달리 접근해야 합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보다 ‘근육을 지키는 감량’이 핵심입니다.
- 운동: 걷기, 실내 자전거 등 낮은 강도의 운동부터 시작하고, 관절염이 있으면 수영·아쿠아로빅 등 체중 부하가 없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식이: 식이요법으로는 하루 500~700kcal 정도의 열량 제한이 적절하며, 단백질 45~55g과 칼슘 700~800mg, 비타민D 600IU 보충이 필요합니다.
- 목표 감량: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초기 체중의 5~10% 정도를 감소시키는 것이 적절합니다.
- 주의 사항: 적절한 운동이 동반되지 않은 체중 관리는 오히려 근감소성 비만을 만들거나 골다공증을 발생시켜 골절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나잇살, 그냥 두면 안 되나요?
단순한 나잇살이라도 복부비만으로 이어지면 문제입니다. 체중 증가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 위험이 높아지고, 활동량이 줄면서 체중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과 기능 저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노년기엔 BMI만 보면 충분한가요?
아닙니다. 노인의 경우 체질량지수로만 비만을 평가하기보다는 근육량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중이 정상 범위라도 근육이 부족하고 체지방만 높은 ‘마른 비만’일 수 있습니다.
Q3. 체중 감소와 증가, 어느 쪽이 더 위험?
둘 다 위험 신호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을 때 체중 감량을 통해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고 사망률도 낮출 수 있습니다. 반면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도 치매·사망 위험과 연관됩니다. 어느 쪽이든 갑작스러운 변화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세요.
노년기 체중증가는 ‘자연스러운 변화’로만 볼 수 없습니다. 근육량을 지키면서 체지방, 특히 복부지방을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의 핵심입니다. 혼자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와 함께 개인 상태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우려되는 경우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